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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청일 2007-09-01  신청자 윤태호  
 상담의(과) 이효근  

아무것도 한것도 없이 진찰비를 받으셔야 합니까?

오늘 병원에 갔다오는일인데 오면서 참 불쾌해서 다시는 이 병원에 오지 않으리라 맘먹고 돌아왔습니다.
MRI찍은 사진을 가지고 가서 상담만 했는데 진찰비 명목으로 돈을 내고 가라고 하니 참 의사라는 분들은, 병원이라는 곳은 돈을 참 쉽게 긁어 모으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런 치료도, 처방도 어떤 별 도움도 없이 헛걸음만 하고 왔는데 그 병원에 상담하러 갔다는 이유로 진찰비 명목으로 돈을 내야 하다니 참 짜증나고 불쾌한 하루였습니다.

전에 병원에서는 MRI 사진 가지고 가서 진찰 받았는데도 돈 안받더군요. 물론 여러 병원을 다녀보았기 때문에 돈 받는 병원도 있긴 했지요.

근데 오늘 뭘 하셨지요? 그냥 누워보라고 하고, 전에 병원에서 했던거랑 똑같은 검사 지겹게 해보았습니다. 그리곤 허리 디스크 수술할지 수술안하고 치료할지 뭐라고 말 못하겠으니 다른 병원 소개해주겠다고 하신것밖에 없는데..그리고 돈을 받습니까?

그렇게 해서 좋은 소문 나겠습니까?
참 이 병원 오늘 와서 기분 더러웠습니다.
앞으로 누가 이 병원 어떠냐고 물어보면 저는 이 병원 절대 가지 말라고 해야 겠군요.
보아하니 젊은 의사분이 최소한의 양식이나 양심정도는 있으셔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진찰비 명목으로 돈을 받으시니까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저는 몸도 아프고, 살림살이도 어려워졌는데....


상담 답변 내용

 답변일 2007-09-18 오후 2:53:34  상담의(과) 이효근  
 상담분야  

오해를 푸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윤태호님 진찰했던 것 기억합니다. 환자분께서 진찰료 내신 것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불편하시다니 의사인 저로서도 매우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윤태호님 생각에 조금 오해가 있으신 듯 합니다. 저는 윤태호님이 외래에 방문하셨을 때 가져오신 MRI를 면밀히 판독했고 현재 MRI의 상태를 말씀 드렸으며, 다른 병원에서 지겹게 해 보셨다는 이학적 검사(진찰)도 제가 다시 했습니다. 진찰은 다른 병원 의사 선생님들 말만 믿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첫째는 다른 쪽에서 무심코 넘길 수도 있는 면을 직접 체크해 보기 위함이며, 두 번째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갑자기 출현할 수 있는 증상을 잡아내기 위해서 환자 분이 좀 귀찮으시더라도 다시 해 보는 것입니다. 그 동안 여러 병원서 그 의사 선생님들께 판독과 진찰을 받아보셨지만 윤태호님이 저희 병원에 오신 것은 현 허리상태 해결을 위한 또 다른 의견이나 해결책을 간구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의무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으며 사진 상태와 현재 나타나는 임상적인 증상을 비교하는 중 그 판단이 매우 까다로왔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저는 환자 분께 최선의 결정을 내려주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고, 앞으로 일어날 지도 모르는 안 좋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저의 의견을 설명드렸습니다. 그래서 더 확실한 판단을 위해서 수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험이 많으신 신경외과 의사 선생님을 소개해 드린 것입니다. 진찰과 상담을 하고 환자에게 진찰비를 받는 것은 양심없는 의사의 행동이 아닙니다. 한 과의 전문의가 되기위해 의과대학 졸업, 인턴, 레지던트 수료를 위해 힘들고 긴 11년이라는 수련기간 동안의 노력을 제외하고서라도 전문의가 된 후에 15년 이상 환자를 보면서 쌓은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이득이 될 수 있도록 판단해 준 댓가로 환자가 의사에게 내는 진찰료가 3400원이라면 그렇게 과한 돈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저를 양심없는 의사로 생각하고 계시지만 사실은 저는 환자를 보면서 언제나 양심적인 의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판단에 진료받는 환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받아야할 진찰료 뿐만 아니라 치료비까지 평생동안 무료로 해 주기도 합니다. 또 저는 아무도 모르게 지속적인 무료 의료 봉사활동을 하면서 각박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 무거운 마음으로 이 답변을 올립니다. 윤테호님께서 앞으로 많은 병원을 다니시겠지만 진찰료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끝으로 저는 윤태호님이 이런 글을 올리셨다고 해서 윤태호님께 전혀 나쁜 감정을 갖지 않겠습니다. 사실 환자 입장에서 오해가 생기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그러니 윤태호님도 저와 제 병원에 대한 감정을 풀으시고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꼭 다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비록 직접적인 도움은 못 되어 드렸지만 윤태호님께 가장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의사가 나타나서 지금의 괴로움으로부터 하루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